
KIA의 시라카와는 내용이 좋지 않다. 열네 경기 중 열세 번 선발로 66이닝을 던져 방어율 4.91, 퀄리티스타트는 두 번뿐이다. 볼넷 비율이 리그 평균의 두 배가 넘고 이닝당 출루 허용이 1.44다. 홈 등판 여섯 차례에서는 83아웃을 잡는 동안 20실점으로 아홉이닝 환산 6.5점대까지 나빠진다. 닷새 쉬고 나온 여덟 경기 방어율이 5.63에 평균 4⅔이닝이었고, 이번에도 9월 8일 이후 닷새 만의 등판이다. 한화 타자 중에는 김태연이 통산 5할, 문현빈이 4할 초반, 심우준과 허인서가 3할대로 상대 전적도 밀린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시라카와의 실점 구조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리그 평균보다 낮게 유지되는 반면 주자를 남긴 채 이닝을 끝내는 비율은 리그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볼넷으로 자초한 위기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패턴이지, 얻어맞아서 무너지는 유형은 아니라는 뜻이다. 피홈런도 아홉 이닝당 0.68개로 많지 않다. 최근 다섯 차례 선발에서는 26⅔이닝 13실점으로 4점대 중반까지 내려왔고 경기당 5⅓이닝을 채웠다. 오늘도 4~5실점 안에서 5이닝 안팎을 버티는 그림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화의 화이트는 올해 스무 차례 선발로 나서 114⅓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3.38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가 열 번으로 딱 절반이고, 최근 다섯 경기에서 30이닝을 소화해 경기당 6이닝을 정확히 채웠다. 아홉 이닝당 볼넷이 두 개 남짓, 피홈런은 0.55개다. 주자를 쌓지 않고 장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건 대량 실점 이닝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닝당 출루 허용이 1.22로 낮게 유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오늘 조건이 화이트에게 맞아떨어진다. 낮 경기 다섯 차례에서 90아웃을 잡는 동안 8실점, 아홉이닝 환산으로 2.4점이었다. 야간에는 4점대 중반이었으니 시간대에 따른 편차가 뚜렷하다. 오늘은 오후 다섯 시 주간 경기다. 홈과 원정 차이는 3.6 대 3.78로 사실상 없어 광주 원정이라는 점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휴식도 충분하다. 엿새 이상 쉬고 등판한 여섯 경기에서 방어율 3.31에 5⅔이닝을 채웠고, 이번에는 7일을 쉬고 올라온다. 나흘 휴식 등판이 세 차례로 표본이 적지만 그 구간에서도 3.38로 흔들림이 없었다. 6이닝 2~3실점이 기본선이고, KIA 타선의 현재 상태를 감안하면 그보다 나은 결과도 충분히 가능하다. KIA 타자 중 화이트를 상대로 통산 성적이 나은 쪽은 김태군 정도이고, 박재현이 2할대 초반, 나머지는 그보다 낮다.
승부는 한화 쪽이다. 선발에서 체감 격차가 크고, 오늘 마운드에 올릴 수 있는 불펜이 하루 완전 휴식 상태라는 점, 타선 온도 차가 뚜렷하다는 점까지 세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다만 총득점은 다르다. KIA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고, 광주 구장 자체가 득점이 폭발하는 곳이 아니며, 두 팀 불펜 모두 최근 붕괴 징후가 없다. 한화 타선의 과열이 한 경기만 식어도 총득점은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