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디 싱어와 카일 해리슨, 성적표만 보면 비교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싱어는 6승 13패에 평균자책점 5점대, 해리슨은 10승 4패에 3점대 중반이다. 그런데 오늘 경기를 예측하는 데 있어 이 표면 숫자는 생각보다 설명력이 떨어진다. 두 투수 모두 7일을 쉬고 나오는데, 그 지점에서 둘의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싱어부터 보자. 146이닝 넘게 던지며 실점 페이스가 9이닝당 5점대 중반까지 올라왔고, 문제는 이게 운이 나빠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타구 질을 기준으로 한 기대 성적 역시 실제 성적과 거의 붙어 있다. 강한 타구를 맞는 비율이 리그 평균을 한참 웃돌고, 삼진으로 이닝을 정리하는 능력은 반대로 평균을 크게 밑돈다. 볼넷은 리그 평균 언저리라 제구가 무너진 유형은 아니지만, 맞혀 잡는 투수가 정타를 계속 허용하면 결과는 하나로 수렴한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을 훌쩍 넘는 것도 오늘은 치명적이다. 밀워키 타순에는 프렐릭, 바우어스, 옐리치, 투랑, 미첼까지 좌타가 줄줄이 배치돼 있다. 다만 싱어에게도 유리한 조건은 있다. 원정에서의 실점이 홈보다 한 점 이상 낮고, 야간 경기 실점은 낮 경기의 절반 수준이다. 오늘은 원정이자 야간이다.
해리슨은 훨씬 까다롭다. 시즌 전체로는 탈삼진 비율이 리그 상위권이고 볼넷은 적으며, 좌타자를 상대로는 1할대 중반까지 억제했다. 타구 질 기준 기대 성적이 실제보다 좋게 나온다는 건 구위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홈과 원정의 격차가 시즌 내내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데, 홈에서는 1점대, 원정에서는 6점대다. 오늘은 홈이다. 야간 실점도 낮 경기의 절반이고, 6일 이상 쉬고 나온 일곱 차례 등판에서는 평균 1실점에 그쳤다. 오늘 조건은 해리슨이 가장 잘 던졌던 조건과 정확히 겹친다. 문제는 최근 3경기다. 9월 6일 3⅔이닝 6실점, 8월 31일 3⅔이닝 9실점, 8월 25일 5이닝 1실점. 두 번의 붕괴 사이에 한 번의 호투가 끼어 있는 모양새이고, 그 앞쪽 등판에서도 4⅔이닝 8실점이 있었다. 최근 다섯 번의 평균 소화 이닝이 4이닝대 중반까지 내려앉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장타 억제력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한 번 흔들리면 이닝 중간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오늘 해리슨은 가장 좋았던 조건 위에 가장 나빴던 최근 흐름을 얹고 등판한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을 기본값으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싱어는 좌타 라인업을 상대로 다섯 이닝을 버티기 버겁고, 그 뒤를 받는 신시내티 불펜은 어제의 소모로 정상 가동이 어렵다. 밀워키 타선은 시즌 최고조이며 우완 상대 장타력이 특히 살아 있다. 반대편에서는 해리슨이 홈과 긴 휴식이라는 최적 조건을 갖췄지만 최근 세 번의 등판 중 두 번을 4이닝 이내에 무너졌고, 신시내티는 하필 좌완에 강하다. 양쪽 선발이 모두 조기 강판될 가능성이 높고, 불펜 이닝이 길어지는 경기는 점수가 쌓인다. 승부는 밀워키 쪽으로 기운다. 홈이고, 타선 상태가 좋고, 불펜 여력이 남아 있다. 다만 밀워키가 낙승하는 그림보다는 양 팀이 주고받다가 화력 차이로 갈리는 전개가 더 그럴듯하다. 신시내티가 해리슨을 상대로 초반에 점수를 뽑아낼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유일하게 언더를 지지하는 근거는 두 선발 모두 홈·원정 및 주야 조건이 오늘 유리한 쪽에 맞물려 있다는 점인데, 어제 같은 조건에서 스무 점이 났다는 사실이 이 근거의 무게를 상당히 덜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