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세이부는 다카하시 고나, 니혼햄은 다쓰 고타가 나선다. 1차전을 연장 끝에 잡은 세이부는 이기거나 비기기만 해도 파이널 스테이지에 오르고, 니혼햄은 지면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두 투수 모두 평균자책점이 2점대라 팽팽한 투수전이 먼저 그려지는 매치업이다.
다카하시 고나는 올 시즌 스물두 번 선발로 나와 9승 6패, 평균자책점 2.54를 남겼다. 눈에 띄는 건 홈과 원정의 온도 차다. 베루나돔에서는 열한 번 던져 평균자책점 1.70으로 흠잡을 데가 없었고, 원정에서는 3.52로 평범한 투수에 가까웠다. 오늘은 그 홈 마운드다. 니혼햄을 상대로는 세 번 만나 17과 3분의 1이닝 9실점으로 고전했는데, 이것도 뜯어보면 홈과 원정이 갈린다. 베루나돔에서 만난 두 경기는 7이닝 무실점과 6이닝 2실점이었고, 무너진 건 7월 에스콘필드에서의 4와 3분의 1이닝 7실점 한 경기였다. 홈에서 니혼햄을 만났을 때는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는 얘기다. 장타 억제도 준수하다. 9이닝당 피홈런이 한 개에 못 미치고, 좌우 타자 가릴 것 없이 피장타율이 3할 안팎에 묶여 있다.
걸리는 대목은 세 가지다. 먼저 볼넷이다. 9이닝당 볼넷이 세 개를 넘어 제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삼진과 볼넷, 피홈런만 놓고 본 내용 지표도 평균자책점보다 꽤 높게 나온다. 주자를 내보내고도 막아낸 이닝이 많았다는 뜻이라, 주자가 쌓이는 날에는 실점이 한꺼번에 불어날 수 있다. 다음은 일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닷새만 쉬고 올라온다. 9월 초 손가락 물집 탓에 2이닝 만에 내려온 뒤 5이닝 66구 무실점, 6이닝 90구 1실점으로 투구 수를 차근차근 늘려 왔다. 직전 등판에서 삼진을 여덟 개 잡았으니 공의 힘은 돌아왔다고 봐도 되고, 본인도 손가락은 이제 괜찮다고 했다. 다만 짧은 휴식이 경기 중반 이후 구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은 낮 경기다. 야간 경기 평균자책점이 2점대 초반인 데 비해 낮 경기는 3점대 중반으로 올라간다. 가을 기억도 썩 좋지는 않다. 2022년 퍼스트 스테이지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다섯 점을 내줬고 팀도 졌다.
다쓰 고타는 스물일곱 경기에서 5승 8패, 평균자책점 2.96이다. 열 경기는 구원으로 나왔고 선발은 열일곱 번인데, 선발로만 좁히면 112와 3분의 2이닝 43실점으로 숫자가 조금 무거워진다. 이쪽도 홈과 원정이 갈린다. 홈 선발에서는 9이닝당 실점이 2점대 중후반이었지만 원정 선발 여덟 경기에서는 4점대 초반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세이부만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세이부전 선발 네 경기에서 30이닝 9실점이고, 네 번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졌다. 베루나돔에서는 구원 등판을 합쳐 18이닝 4자책이고, 8월에는 이 구장에서 131구 완투승까지 따냈다. 원정 약세라는 꼬리표가 적어도 이 구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구위와 제구는 다쓰 쪽이 한 수 위다. 9이닝당 삼진이 아홉 개를 넘는데 볼넷은 두 개 남짓이고, 피안타율은 2할 언저리다. 9월 하순 마지막 등판에서도 130구를 던지며 7이닝을 넘겼으니 시즌 막판까지 힘이 떨어진 기색은 없었다. 변수는 보름 넘게 쉬고 올라온다는 점이다. 푹 쉰 만큼 공에 힘은 실리겠지만 초반 감각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본인은 5회 무실점을 첫 목표로 잡고 내친김에 완투까지 노리겠다고 했다.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지난해 파이널 스테이지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6차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조심할 타자는 분명하다. 카나리오에게 올해 홈런 두 방을 맞았고, 네빈은 본인 입으로 상성이 나쁘다고 말할 만큼 까다로운 상대다.
총평
베루나돔은 점수가 덜 나는 구장이다. 올해 이곳에서 열린 경기의 평균 득점은 리그 평균을 밑돌았다. 정규시즌 맞대결은 12승 12패 1무로 정확히 갈렸고, 베루나돔에서는 오히려 니혼햄이 7승 4패 1무로 앞섰다. 그래서 홈 이점만으로 세이부 손을 들어 주기는 어렵다. 1차전도 연장 10회에야 갈렸다.
그럼에도 무게는 세이부 쪽에 조금 더 실린다. 다카하시 고나가 홈에서 보여 준 안정감이 뚜렷하고, 불펜의 두께가 니혼햄보다 한 뼘 낫다. 니혼햄 타선의 침묵이 길다는 점, 지면 끝나는 쪽의 조급함이 불펜 운용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세이부에 유리하다. 물론 다쓰 고타가 세이부전에서 보여 준 투구를 그대로 재현하면 승부는 한 점 차로 끝까지 간다. 낙승을 기대할 경기는 아니고, 후반 한두 점 싸움에서 세이부가 버티는 그림이 가장 그럴듯하다.
득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준점이 5.5로 낮게 잡혀 있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2점대 평균자책점의 두 선발, 전원이 대기하는 양 팀 불펜, 나란히 식어 있는 타선, 점수가 덜 나는 구장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다만 세이부는 비겨도 올라가는 처지라 동점으로 후반에 들어가면 서두를 이유가 없고, 그렇게 연장으로 넘어가면 합계가 기준점을 넘길 여지가 생긴다. 다카하시 고나의 짧은 휴식도 변수다. 확신을 크게 둘 경기는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세이부 승리, 5.5 기준 언더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