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매치업
이번 시즌부터 2·3쿼터에는 외국선수 두 명이 함께 뛸 수 있다. 그래서 외국선수 조합의 무게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고, 이 기준으로 보면 부산 KCC가 분명히 앞선다. 루이스 킹과 숀 롱은 최근 세 경기에서 둘이 합쳐 경기당 40점에 가까운 점수를 냈고, 슛 효율도 리그 상위권이다. 킹은 외곽까지 책임지는 득점원이다. 최근 3점슛 열일곱 개 중 아홉 개를 넣었고, 지난 14일 일본 나가사키 원정으로 치른 동아시아슈퍼리그 경기에서는 혼자 44점을 몰아치며 대승을 이끌었다. 롱은 골밑에서 던진 슛을 셋 중 둘 가까이 성공시키고 매 경기 리바운드 열 개 이상을 걷어내는 전형적인 1옵션 빅맨이다.
안양 정관장의 기둥은 존 무니다. 일본 B리그 지바 제츠에서 건너온 센터로, 개막 이후 한 경기도 빠짐없이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이 공을 오래 쥐는 선수가 아니라 공간을 쓰는 선수라고 평가했을 만큼 가드진과 호흡이 좋다. 문제는 그 옆자리다. 새로 합류한 리드가 아직 슛 감각을 찾지 못해 최근 야투 스물두 개 중 여섯 개만 넣었다. 두 외국선수의 합산 득점이 KCC 쪽보다 열 점 이상 적은 이유다.
그래서 2·3쿼터 높이 싸움은 부산 KCC가 유리하다고 보고 출발해야 한다. 롱이 무니를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고, 킹이 리드와의 매치업에서 외곽 미스매치를 만들면 이 구간에서 점수 차가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외국선수가 한 명만 뛰는 4쿼터는 이야기가 다르다. 무니는 지난 13일 소노전 4쿼터 접전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꽂아 넣었다. 반면 부산 KCC는 시즌 내내 4쿼터에 점수를 잃는 흐름이 뚜렷하다. 1옵션 맞대결만 놓고 보면 롱의 화력이 앞서지만, 팀 단위의 마무리는 안양 정관장 쪽이 더 단단하다.
프론트 코트와 백코트의 상성
두 팀의 색깔은 정반대다. 안양 정관장 가드진은 최근 세 경기에서 경기당 50점을 합작했고, 3점슛은 두 개를 던지면 하나 가까이 들어갔다. 부산 KCC 가드진의 생산량은 그보다 15점 이상 적다. 반대로 프론트 코트는 부산 KCC가 50점대 중반, 안양 정관장이 30점대 후반으로 차이가 크다. 리바운드도 부산 KCC가 앞선다.
결국 승부는 어느 쪽이 자기 강점 구간을 더 길게 가져가느냐에 달렸다. 부산 KCC는 공을 골밑으로 넣어 롱과 장재석의 몸싸움으로 풀려 할 것이다. 안양 정관장은 가드 압박으로 그 투입 과정 자체를 끊으려 할 것이다. 여기서 안양 정관장의 무기가 드러난다. 이 팀은 상대 실책을 리그 최상위 수준으로 유도하고, 그 실책을 곧바로 득점으로 바꾼다. 부산 KCC는 반대로 실책이 많은 편이고 백코트 수비 복귀가 느려 속공 실점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축에 든다. 안양 정관장 가드들이 앞선에서 한두 번씩만 공을 빼앗아도 프론트 코트에서 밀린 손해를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
총평
외국선수 조합만 보면 부산 KCC가 앞선다. 하지만 국내 가드 뎁스와 수비 완성도, 4쿼터 마무리에서는 안양 정관장이 한 단계 위다. 홈에서 템포를 늦추는 데 성공하면 부산 KCC의 장점인 속도가 무뎌지고, 약점인 수비와 실책이 그대로 드러난다. 승패는 안양 정관장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점수 차는 다르게 봐야 한다. 2·3쿼터에 킹과 롱이 함께 뛰는 구간에서 부산 KCC가 버텨줄 힘이 충분하고, 안양 정관장이 어제처럼 3점슛을 쏟아붓기는 백투백 둘째 날 다리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홈팀이 이기더라도 5점 안팎의 접전 승부가 가장 그럴듯하다. 총득점도 같은 흐름이다. 부산 KCC의 빠른 템포가 변수지만, 경기 속도를 쥐는 쪽은 홈팀 수비일 가능성이 높다. 160점대 후반에서 마무리될 경기로 본다. 위험 요소는 안양 정관장 외곽포가 다시 폭발해 대승으로 흐르는 그림, 그리고 부산 KCC가 4쿼터에 무너지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