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나 정지윤 공백은 크다. 어지간한 팀은 이예림으로도 잡을 수 있지만 특급 외인이 있는 팀 상대로는 사이드블록이 높은 정지윤이 필요하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그 모습이 드러났다. 조이에게 탈탈 털리면서 0-3으로 졌다. 한방도 약해졌다. 특히 이예림은 10%대 성공률에 머물렀다. 세터 김다인이 회복세를 보이는 건 다행스럽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리시브에서 아쉬운 모습이었다. 자스티스 외의 선수들은 조금 힘들어했다. 특히 이날 기회를 많이 얻은 서지혜가 의외로 리시브 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팀 전체 공격성공률도 34%에 그쳤다. 사실 완패를 할 경기는 아니었는데 고비 때마다 카리의 결정력이 부족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상수이기도 하다. 지난 경기는 공격효율이 10%도 채 안 될 정도였다. 양효진이 전위일 땐 그나마 괜찮지만 양효진이 없을 땐 너무 공격력이 떨어진다. 김희진도 3라운드까지와는 달리 계속 저점을 찍고 있다. 나현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나마 나현수가 잘 해줘서 다행이다. 전체적으로 선수단의 분위기도 약간 가라앉아 있다. 정지윤이 굉장히 팀원들에게 미안해 하고 있고, 카리 교체 가능성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도 현대건설의 조직력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흥국생명이 올스타 휴식기 이후 1승 2패에 그치고 있다. 경기력도 썩 좋지 않다. 이긴 페퍼전도 요시하라 감독이 만족하지 못했고, IBK기업은행은 임명옥이 빠졌음에도 0-3 셧아웃을 당했다. 1, 2세트 모두 20점대 상황에서 앞서다 역전을 허용했다. 레베카가 항상 IBK의 높은 사이드블로킹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 경기도 결국 10득점(공격성공률 28.1%)에 그쳤다. 이다현 빼면 거의 모든 선수가 부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리시브였다. 올 시즌 흥국의 리시브가 그리 좋은 건 아니다. OH 4명이 다 리시브에 장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고, 리베로 도수빈/신연경도 아주 잘 받는 선수가 아니다. 도수빈의 리시브가 지난 경기에서 너무 안 좋다보니 아예 신연경이 리시브까지 하기도 했다. 시즌 평균 리시브 효율(25.9%)도 그리 좋지 않은데 이날 IBK전에선 11.4%에 머물렀다. 이러면 세터도 공격수도 힘들 수밖에 없다. 피치가 계속 빠지고 있다. 이번 경기는 돌아올 수 있겠으나 경기력이 나올지는 미지수. 김수지가 그나마 괜찮았는데 지난 경기는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이다현이 잘 해주고 있어서 홍국이 미들블로커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터 이나연이 그동안 너무 잘 해줬는데 조금씩 토스가 부정확해지고 있다. 아마도 체력 여파로 보인다. 다만 지난 경기는 앞서도 말했듯 리시브 문제가 너무 심각한 탓도 있었다. 요시하라 감독의 고민이 다시 시작될 듯하다. 그래도 흥국이 추구하는 좀비 배구의 면모는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다.
두 팀 모두 요즘 하락세다. 그런데 현대건설의 하락세가 좀 더 심각하다. 스코어 예측은 힘들고, 승패로 가는 게 좋다. 어차피 흥국은 리시브가 약해서 지난 경기보다만 잘 받으면 어찌어찌 이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