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탬파베이는 예정대로 닉 마르티네스를 그대로 낸다. 정규시즌 3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80이닝, 평균자책점 3.10을 남긴 베테랑이다. 원정 평균자책점이 2.38로 홈보다 훨씬 좋았고,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두 번 나와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탬파베이가 가장 믿을 만한 카드를 꺼낸 셈이다.
그런데 지금의 마르티네스는 그 기록과 거리가 있다. 최근 3경기는 9월 22일 6이닝 2실점이 마지막 정상 등판이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는 2⅔이닝 4실점에 50구 만에 내려갔고, 디비전시리즈 3차전 양키스 원정에서도 3⅔이닝 2실점, 63구로 일찍 마운드를 넘겼다. 두 경기 연속 4회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마르티네스는 구속으로 상대를 누르는 투수가 아니다. 볼넷을 거의 주지 않는 제구와 맞혀 잡는 투구로 버티는 유형이라, 로케이션이 조금만 흔들려도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삼진이 적고 뜬공이 많아 시즌 피홈런이 22개였고, 그중 13개를 좌타자에게 맞았다. 볼넷은 9이닝당 1개 남짓으로 적지만, 그만큼 존 안에서 승부하다 장타를 맞는 장면도 잦았다.
휴식일 기록도 오늘은 불리하게 작용한다. 4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 2.84, 5일 휴식 후 2.98로 정상 로테이션에서는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길게 쉬면 3점대 후반으로 무뎌졌는데, 오늘은 우천 순연까지 겹쳐 열흘 만의 등판이다. 감각이 무뎌진 상태로 5회까지 끌고 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4~5이닝 동안 3실점 안팎을 예상한다.
클리블랜드는 숀 암스트롱을 오프너로 먼저 올린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4.58이고 볼넷이 많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가을에는 다른 투수다. 포스트시즌 네 번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안타 하나만 맞고 무실점이다. 탬파베이 1번 얀디 디아스는 통산 5타수 무안타, 주니어 카미네로는 2타수 무안타로 암스트롱에게 막혀 있다. 탬파베이 타선에서 가장 위협적인 두 우타자를 첫 이닝에 지워줄 수 있다는 점이 오프너를 쓰는 이유다.
뒤를 길게 이어받을 투수로는 좌완 포스터 그리핀이 유력하다. 정규시즌 172⅔이닝, 평균자책점 3.60으로 이닝 소화력은 검증됐다. 최근 3경기는 9월 15일 4이닝 2실점, 9월 23일 6이닝 1실점, 이번 시리즈 1차전 탬파베이 원정 4이닝 2실점이었다. 1차전 2실점은 모두 1회에 나왔고, 그 뒤 3이닝은 무실점이었다. 오프너 뒤에 올라와 1회의 부담을 덜면 그리핀의 장점이 살아난다.
4일 휴식과 5일 휴식 평균자책점은 3.81과 3.77로 거의 같아 휴식 간격에 따른 기복이 적고, 오늘은 5일 휴식이다. 홈 평균자책점도 3.43으로 원정 3.76보다 낫다. 다만 강한 타구를 자주 허용하는 편이고 우타자 상대 피홈런이 16개라, 우타자가 많은 탬파베이 타선에 한두 번 장타를 맞을 위험은 남아 있다.
총평
프로그레시브 필드는 리그 평균보다 살짝 투수 쪽으로 기우는 구장이고, 오늘 밤 기온도 섭씨 7~9도로 쌀쌀하다. 다만 비가 그친 뒤라 습기가 남은 그라운드에서 수비 실책이나 바운드 처리 하나가 점수로 이어질 수 있다.
정규시즌 승수와 맞대결 전적은 탬파베이가 앞섰다. 하지만 시리즈 주도권은 2승 1패의 클리블랜드가 쥐고 있고, 홈 관중 앞에서 시리즈를 끝낼 발판을 마련하려는 동기도 확실하다.
순연의 득실도 클리블랜드 쪽으로 기운다. 클리블랜드는 오프너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틀을 쉰 불펜 전원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점이 불펜 게임을 하는 팀에게는 무엇보다 큰 이득이다. 오프너가 탬파베이의 우타 강타자들을 먼저 상대하고, 그 뒤에 좌완 그리핀을 붙이는 계산도 그대로 유지된다. 탬파베이는 하룻밤을 더 벌었지만 결국 열흘을 쉰 선발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는 중반까지 점수가 꾸준히 나는 흐름으로 본다. 마르티네스가 최근처럼 4~5회에 내려가면, 클리블랜드는 콴과 핼핀의 출루에 중심 타선의 장타를 더해 4~5점을 뽑을 수 있다. 탬파베이도 좌완 그리핀을 상대로 카미네로와 디아스가 한두 차례 득점을 만들어 3점 안팎은 따라갈 것이다.
클리블랜드의 필승조가 이틀을 쉬고 나와 리드만 잡으면 8·9회를 걸어 잠글 수 있다는 점이 승부를 가른다. 다만 양 팀 모두 선발이 길게 버티기 어려운 구조라 중반 이닝에 점수가 쌓이면서 합계는 기준선을 넘길 것으로 본다. 예상 스코어는 5대3 정도다.
클리블랜드 승리, 언오버 6.5 기준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