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정규시즌 마지막 날 대전에서 9위 한화와 8위 NC가 시즌을 닫는다. 두 팀 모두 순위가 굳어져 걸린 것은 없지만, 선발 매치업만큼은 한쪽으로 꽤 기울어 있다.
NC 클레빈저는 9월 중순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해 지금까지 네 번 던졌다. 첫 등판은 3이닝 50구에서 끊었고, 닷새 쉬고 나선 대구 원정에서는 3회를 못 채우고 3점을 내줬다. 달라진 건 그다음부터다. 나흘만 쉬고 올라온 9월 27일에 5이닝 2실점으로 84구를 던졌고, 10월 4일에는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101구까지 끌어올렸다. 합류 당시 직구 평균이 시속 150킬로미터 초반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전 공백을 안고 온 탓에 초반 두 경기는 그 공을 오래 끌고 가지 못했다. 투구 수가 50개에서 100개로 불어나는 동안 내용이 같이 좋아졌으니 이제야 몸이 올라왔다고 보는 편이 맞다. 오늘은 닷새 휴식 뒤 등판이다. 같은 간격이던 대구전이 가장 나빴지만 그때는 시차와 실전 감각이 덜 잡힌 시점이었다.
불안 요소도 있다. 볼넷이 리그 평균의 두 배를 넘고, 땅볼보다 뜬공이 훨씬 많은 유형이라 우타자에게 큰 타구를 자주 맞는다. 평균자책점은 3점대 초반이어도 내보낸 주자를 유난히 잘 묶어 둔 덕이 커서 실제 내용은 그보다 한두 점 높게 잡아야 한다. 홈 창원에서 세 번은 안정적이었고, 원정은 무너졌던 대구 한 번이 전부다. 한화 타자들과는 첫 만남이다.
한화 황준서는 김경문 감독이 일찌감치 피날레 선발로 못 박은 카드다. 감독은 마지막 경기만큼은 제 힘으로 5이닝을 넘겨 내년 선발 경쟁에 자신감을 얻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다만 올해 선발로 나선 열 경기에서 6이닝 3자책 이내 투구가 한 번도 없었다. 선발 등판만 떼어 보면 경기당 4이닝을 못 채웠고 아홉 이닝으로 환산한 실점이 8점에 가깝다. 최근 세 번도 다르지 않았다. 9월 20일 LG 원정에서 5이닝을 던지고 패전을 안았고, 26일 NC전은 볼넷 여섯 개를 내주며 4회를 넘기지 못했다. 10월 1일은 1실점으로 버텼지만 5회 도중 97구에서 교체됐다.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 볼넷으로 투구 수가 먼저 차오르는 패턴이고, 볼넷 비율은 클레빈저보다도 높다.
NC를 만나면 더 고전했다. 올해 여섯 번 상대해 14이닝 남짓 던지며 12점을 줬고, 선발로 나온 세 번은 모두 4이닝 이하에서 끝났다. 지금 NC 타순에 있는 타자들에게 3할이 넘는 타율과 5할대 장타율을 허용했는데, 박민우에게 아홉 타수 다섯 안타, 김형준에게 네 타수 두 안타를 맞았다. 대전 홈 선발 세 번에서 9이닝이 채 안 되는 동안 14점을 준 반면 원정에서는 한결 나았다. 닷새 쉬고 나왔을 때 평균 3이닝에 그쳤던 투수라 일주일 넘게 쉰 이번이 체력 면에서는 낫겠지만, 5이닝은 4회 고비를 넘어야 보인다. 클레빈저는 5이닝 안팎 2~3실점, 황준서는 4이닝 안팎 3~4실점 정도를 예상한다.
t의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을야구 판이 정리됐고 두 팀은 거기서 빠져 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주전을 아끼는 변수는 없고, 대신 최종전 특유의 느슨함과 변동성은 감안해야 한다. 항목별로 보면 최근 타격감과 8, 9회의 안정감은 한화, 선발과 상대 전적, 좌완 상성은 NC 쪽이다. 그중 격차가 가장 큰 곳이 선발이다. 황준서가 4회 언저리에서 내려가면 한화 불펜이 다섯 이닝 이상을 떠안아야 하고, 필승조 앞 구간이 헐거운 한화로서는 그 사이에 주도권을 내줄 공산이 크다. NC도 뒷문이 불안해 낙승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반까지 벌어 둔 점수로 버티는 전개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