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선발 피베타는 표본이 25이닝으로 작지만 내용이 압도적이다. 피안타율 .196에 9이닝당 탈삼진 10개 이상을 기록 중이고, 수비 영향을 뺀 투구 지표는 2점대 중반이다. 볼넷도 적다. 기대 평균자책점이 실제 평균자책점보다 낮아서 오히려 불운했던 쪽에 가깝다. 최근 세 차례 등판은 3이닝 무실점, 5이닝 무실점, 4이닝 2실점이다. 투구수는 60개 안팎에서 끊겼다. 4월 이후 긴 공백을 거쳐 9월에 돌아왔기 때문에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보인다. 복귀 후 두 경기에서 9이닝 2실점으로 삼진을 계속 뽑아내고 있어 구위는 온전하다고 판단된다. 오늘과 같은 휴식 간격에서 나선 경기는 무실점이었다. 홈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반으로 원정보다 낫다. 좌우 타자 모두에게 강하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대 초반이고 좌타자 상대로도 2할 초반에 묶는다. 약점은 뜬공이 많다는 점이다. 배럴 타구 허용도 약간 높아 한 방은 조심해야 한다. 다만 펫코 파크가 뜬공을 상당 부분 흡수해 주는 구장이라 그 약점이 크게 드러날 가능성은 낮다.
마이애미 선발 필립스는 시즌 119이닝에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준수한 선발이다. 그런데 세부 지표를 보면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 9이닝당 탈삼진이 7개 남짓으로 적고, 볼넷 허용 비율은 리그 평균보다 확실히 높다. 타구 질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대 평균자책점은 4점대 후반이다.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비율도 낮은 편이어서, 수비 도움과 운이 지금의 성적을 꽤 받쳐 왔다고 봐야 한다. 강한 타구 허용 비율도 높은 편이라 장타 억제력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최근 다섯 차례 등판에서는 약 20이닝 동안 7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관리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경기당 소화 이닝이 평균 4이닝 정도로 짧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어, 오늘도 긴 이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휴식 간격별로 보면 짧은 간격으로 등판했을 때 실점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반면 오늘처럼 충분히 쉬고 나선 세 경기에서는 평균 1점 남짓만 내줬다. 휴식 조건만 놓고 보면 오늘은 필립스에게 나쁘지 않은 등판이다.
선발은 피베타가 확실히 우위다. 뜬공 성향이 있지만 넓은 구장에서 그 약점이 가려지고, 삼진과 제구 모두 뛰어나다. 필립스는 기록보다 내용이 불안하고 좌타자에게 약하다. 그래도 오늘처럼 충분히 쉬고 나온 경기에서는 실점을 잘 관리해 왔다. 두 선발 모두 5회 전후에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불펜 싸움이 승부를 가를 것이다. 그 불펜 싸움에서 흐름이 뒤집힌다. 시즌 전체로는 샌디에이고가 앞서지만, 최근 샌디에이고 계투진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마쓰이도 연투 일정에 걸려 중간 연결이 헐거워졌다. 반면 마이애미 불펜은 최근 매우 안정적이고 필립스가 일찍 내려가도 필승조 전원이 대기한다. 선발에서 밀리는 만큼을 불펜에서 되찾을 수 있는 구조다. 시장은 샌디에이고의 승리를 상당히 강하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력 차는 그렇게 크지 않고 거의 대등한 승부로 본다. 피베타가 투구수 제한으로 일찍 내려간 뒤 흔들리는 샌디에이고 중간 계투를 마이애미 타선이 한 번만 공략해도 승부는 뒤집힐 수 있다. 마이애미가 한 점 차 접전에서 불펜 힘으로 버티는 그림을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