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맞대결의 본질은 '주도권을 내주려는 팀'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에서 평균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볼 지향 팀이어서, 승부의 축은 결국 중원 장악과 빌드업 주도권 싸움으로 좁혀집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의 스페인은 4-2-3-1을 기반으로 로드리와 페드리가 템포를 조율하고, 포로와 쿠쿠레야가 측면을 과감히 밀어 올리는 오버래핑으로 상대 진영을 두드립니다. 오스트리아전에서 슈팅 23-5, 유효슈팅 0개 허용이라는 완벽한 통제력을 보여준 팀입니다. 로베르투 마르티네스의 포르투갈 역시 네베스와 비티냐로 짜인 중원의 무게가 대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관건은 포르투갈이 스페인을 상대로 얼마나 공을 잡느냐, 그리고 스페인 풀백이 전진하며 비우는 뒷공간을 레앙의 스피드로 얼마나 응징하느냐입니다. 압박 라인이 높은 스페인을 상대로는 한 방의 역습과 세트피스가 포르투갈의 현실적인 활로입니다.
수치의 이면을 보면 두 팀의 색깔이 분명히 갈립니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8골을 넣었지만, 그중 5골이 최약체 우즈베키스탄전에 몰려 있어 화력이 다소 부풀려져 있습니다. 콜롬비아전 무득점, 콩고전 1골에서 보이듯 조직적으로 내려선 상대 앞에서는 답답했고, 크로아티아전도 94분에야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반면 스페인은 4경기 8골에 실점이 0입니다. 최근 3경기에서만 8골을 몰아쳤고, 특히 오스트리아를 완벽하게 압도한 3-0은 조직력의 정점이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34경기 무패(25승 9무)라는 안정감까지 더해집니다. 상대 난이도에서도 스페인이 앞섭니다. 포르투갈의 대량 득점은 약체전에 치우친 반면, 스페인은 우루과이 같은 강호마저 무실점으로 눌렀습니다. 다만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어떤 공격진도 포르투갈만큼 위협적이지 않았고, 반대로 포르투갈도 스페인 같은 수비를 아직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 경기를 흥미롭게 만듭니다.
SportsLine의 존 아이머(Jon Eimer)는 최근 4번의 공식 맞대결이 평균 3.3골을 기록했고 양 팀이 최근 3경기에서 평균 2.7골을 주고받았다는 점, 야말·호날두·오야르사발 같은 월드클래스 공격 자원을 근거로 오버 2.5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RotoWire 역시 양 팀 득점과 오버 2.5, 오야르사발·호날두의 득점에 주목했습니다. 스페인의 무실점 행진은 진짜지만, 포르투갈은 페르난드스의 창의성과 호날두의 페널티, 다양한 세트피스 공중볼 위협을 갖춰 스페인이 그간 상대한 팀들과 질적으로 다른 공격력이라는 논리입니다. 반면 Opta 슈퍼컴퓨터는 스페인 승리 확률 48.6%, 포르투갈 25.6%로 스페인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습니다.